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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

밀라노 라 스칼라 공연 관람기 (좌석 추천, 정명훈 감독)

밀라노 사는 Agnes의 이탈리아 여행기 2026. 8. 11. 08:04

목차


     

    밀라노에 살면서 라 스칼라 박물관은 두 번 정도 다녀왔지만, 정작 공연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내년 라 스칼라 감독으로 오실 정명훈 감독님이 올해 부터 라 스칼라 공연을 시작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한 달 전에 서둘러 예매했는데, 정말 새롭고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왔습니다.

    밀라노 라스칼라 공연

     

     

    세계 3대 오페라 극장, 라 스칼라 극장

    세계 3대 오페라 극장 중 하나로 꼽히는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Teatro alla Scala)은 1778년 8월 3일에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여기서 Teatro alla Scala란, 이탈리아어로 '계단의 극장'이라는 뜻으로, 이 자리에 있던 산타 마리아 델라 스칼라 교회 이름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오스트리아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의 명으로 세워진 이 건물이 거의 250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는 사실이, 직접 그 안에 앉아보니 훨씬 실감 나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박물관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내부 구조와 전시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베르디, 푸치니 같은 작곡가들의 유품과 악보, 무대 의상이 전시된 오페라 박물관(Museo Teatrale alla Scala)은 그 자체로도 볼거리가 많습니다. 여기서 오페라 박물관이란 라 스칼라의 250년 공연 역사를 유물로 기록해 놓은 아카이브 공간으로, 이탈리아 오페라 유산의 정수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박물관과 실제 공연장에서의 경험은 비교 자체가 안 됩니다. 같은 건물이어도 전혀 다른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이 극장은 <노르마>, <오텔로>, <팔스타프>, <나비부인>, <투란도트> 등 수많은 오페라 명작을 초연한 역사가 있습니다(출처: Teatro alla Scala 공식 사이트).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연마한 전통이 지금도 이 무대 위에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온몸으로 느껴졌습니다.

    • 1778년 개장, 세계 3대 오페라 극장 중 하나
    • 오페라 박물관, 소극장, 발레학교 등 부속 시설 보유
    • <나비부인>, <투란도트> 등 명작 초연의 역사적 무대
    • 토스카니니가 1946년 전후 재건 공연을 직접 지휘하며 전통 확립
    요약: 라 스칼라는 박물관으로도 훌륭하지만, 250년 역사를 품은 공연장 안에서 실제 공연을 경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입니다.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

     

    라스칼라 극장 박스칸에서 경험한 이탈리아 공연 문화

    제가 이번에 선택한 좌석은 박스칸(palco)이었습니다. 여기서 박스칸이란, 극장 측면을 따라 층층이 배치된 반독립형 칸막이 좌석으로, 소규모 그룹이 프라이빗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유럽 전통 극장의 대표적인 관람 형태입니다. 한 칸에 최대 5명이 들어갈 수 있고, 제가 앉은 자리는 박스 제일 앞이어서 무대도 잘 보이고 소리도 또렷하게 들렸습니다.

    가격은 120유로였습니다. 오페라 공연이라면 가격이 훨씬 오르지만, 제가 본 건 필하모니(Philharmonic) 공연, 즉 오케스트라 기반의 실내악 공연이었기 때문에 박스칸임에도 100유로대에 예매할 수 있었습니다. 뒤쪽 일반 좌석이라면 더 저렴하게 입장할 수 있으니, 예산에 맞게 선택하면 됩니다. 티켓은 라 스칼라 공식 홈페이지(Teatro alla Scala 공식 예매 페이지)에서 공연 일정 확인과 함께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날 제가 느낀 건 공연 자체만이 아니었습니다. 이탈리아 관객들의 복장이 인상적이었는데, 앞쪽 좌석에 앉은 분들은 정말 클래식하게 차려입고 오셨습니다. 여성분들은 드레스, 남성분들은 수트에 재킷까지 갖춰 입은 모습이 공연 전부터 이미 하나의 장면이었습니다. 저도 나름 격식을 차려 입고 갔지만, 그분들 옆에서 공연 문화의 무게감이 얼마나 다른지 새삼 느꼈습니다.

    1부와 2부 사이 인터미션(Intermission), 즉 공연 중간 휴식 시간에는 로비 바(bar)에서 간단한 음료와 스낵을 즐길 수 있습니다. 밀라노의 오래된 건물 안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한 잔 들고 서 있는 그 시간도, 지금 생각하면 공연만큼이나 기억에 남습니다.

    밀라노 라스칼라 박스칸
    요약: 박스칸 관람은 120유로로도 가능하며, 공연 자체보다 이탈리아 공연문화 전체를 체험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남습니다.

    라스칼라 극장 박스칸
    밀라노 라스칼라 박스칸

     

    정명훈 지휘자가 있는 지금, 가야 할 이유

    제가 이번 공연을 예매한 결정적인 이유는 정명훈 지휘자 때문이었습니다. 2027년부터 아시아인 최초로 라 스칼라의 음악감독(Music Director)직을 맡게 된 분입니다. 음악감독이란 오케스트라 및 공연 전반의 예술적 방향성을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 자리로, 라 스칼라 역사상 아시아 출신이 이 직책을 맡는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부임은 2027년이지만 이미 올해부터 여러 공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가 본 공연도 그중 하나였는데, 바이올린·첼로·피아노 3중주(Trio) 편성으로 진행됐고 정명훈 감독님이 직접 지휘와 피아노 연주를 겸하셨습니다. 피아노 솔리스트로서의 그분 연주를 라 스칼라 무대에서 듣는 경험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지휘 동작이 끝나는 순간 바로 건반으로 손이 향하는 장면이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밀라노를 여행하거나 거주 중이라면, 박물관 방문 일정과 함께 공연 티켓도 같이 알아보시길 추천합니다. 오페라가 부담스럽다면 제가 본 것처럼 실내악이나 필하모니 공연도 충분히 좋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인 음악감독이 이 무대를 이끄는 기간 동안이라면, 그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요약: 2027년부터 아시아인 최초로 라 스칼라 음악감독에 오르는 정명훈 지휘자의 공연은 지금 밀라노에서 직접 볼 수 있는, 역사적 순간입니다.

     

    밀라노 스칼라 극장 정명훈 감독

    자주 묻는 질문

    Q. 라 스칼라 공연 티켓은 얼마나 하나요?

    A. 공연 종류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제가 본 필하모니 실내악 공연 기준으로 박스칸이 120유로였고, 뒤쪽 일반석은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오페라 공연은 이보다 훨씬 비쌀 수 있으니(좋은 좌석은 300유로 이상), 처음이라면 실내악이나 필하모니 공연으로 시작하는 게 부담이 덜합니다.

     

    Q. 라 스칼라 공연 관람할 때 복장 규정이 있나요?

    A. 엄격한 복장 규정이 명시된 건 아니지만, 직접 가보니 앞쪽 좌석 관객들은 드레스와 수트를 갖춰 입고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격식을 어느 정도 차린 세미 포멀 이상의 복장을 권합니다. 너무 캐주얼한 차림이면 분위기상 눈에 띄는 편입니다. 남성은 민소매, 반바지, 샌들이 금지입니다.

     

    Q. 박스칸과 일반석 중 어디가 더 나은가요?

    A. 제가 직접 앉아봤는데, 박스칸 제일 앞자리는 시야와 음향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박스 뒷자리는 시야가 조금 제한될 수 있습니다.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면 박스칸 앞자리를, 예산을 줄이고 싶다면 일반 뒤쪽 좌석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Q. 정명훈 지휘자 공연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A. 라 스칼라 공식 홈페이지에서 시즌 공연 일정과 출연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명훈 감독님은 2027년 음악감독 부임 전에도 올해부터 여러 공연에 참여 중이니, 밀라노 방문 전에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예매해 두는 게 좋습니다. 인기 있는 공연은 한 달 이상 전에 매진되기도 합니다.

     

    결론

    밀라노에 오는 분들 중 라 스칼라를 박물관으로만 알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제 경험상 공연장 안에서 공연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박물관은 역사를 '보는' 공간이고, 공연장은 역사가 '살아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오페라가 부담스럽다면 실내악이나 필하모니 공연도 충분합니다. 거기에 2027년부터 아시아인 최초로 음악감독직을 맡는 정명훈 지휘자의 공연까지 겹친다면, 지금 이 시기 밀라노에서 라 스칼라를 방문하는 일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섭니다. 공연 일정과 티켓은 아래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세요.

    참고: https://www.teatroallascala.org/